mtb 흔적

110129인릉산

단석 2011. 1. 29. 18:03

 

 

수십년을 스키타면서 내 손을 따뜻하게 해주던 넘. -  이제는 겨울잔차타는데  내 손구락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너무존것들이 많이나와서 버릴때가 되었다고 누가 말하더라만... 난   그래도 이넘한데 애착이 간다. 오늘같이 정말 추운날에는 안에 실장갑하나끼면 꺼덕없다.

오래동안 내 몸을 지켜주던거인데.. 고지식하게 쉽사리 버리지도 못하는성미에 . 세월탓도 있지만 정들면쉽사리 변하지못하는 미련탱이 탓아니것나.

 

나그네 는 길떠난다- 세월속으로 자연속으로

 

 

 

    

 

 

 

지난밤에는 봄 들어 처음으로 소쩍새 소리를 들었다. 달빛에 반사된 바다가 온통 비늘을 달고 있는 것 같은 봄밤. 해변의 소쩍새 울음은 산중에서 들을 때보다 한층 더 애잔하다. 며칠 전에는 밀화부리 소리도 들었다. 남쪽에서는 5월 중순쯤에야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뒤꼍에 밀화부리가 와서 울었다. 철이 바뀌었으니 다시 산으로 돌아가라는 소식인가. 이 바닷가에서 겨울 한 철을 힘들지 않게 지냈다. 몸은 전보다 편했지만 뭔가 성에 차지 않는 그런 느낌이었다. 평생을 산중에서만 살아온 처지라 수평선으로 들러 싸인 일망무제의 해변은 허허롭고 단조로워 생기가 나지 않았다. 오늘 아침, 전에 살던 오두막에 올라갔다. 여기저기서 꽃 소식이 들려오자 몇 차례 올라가 빈집에 군불을 지피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전혀 불이 들이지 않았다. 오랫동안 비워둔 집이라 아궁이와 방고래에 습기가 차서 불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늘 아침에는 개울 쪽에서 거센 바람이 불어와 이때다 싶어 불을 지폈더니 훨훨 잘 들였다. 거센 바람을 타고 들어오는 불길이라 아궁이와 방고래도 더는 고집을 부릴 수 없었을 것이다. 마루방에 있는 무쇠난로에도 장작을 지폈다. 그동안 불기운에 굶주렸던 난로도 식욕이 왕성해져 참나무 장작을 한 아름 먹어치웠다.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집안에 온기가 돌자 긴 겨울잠에 빠져있던 오두막이 부스스 깨어나는 것 같았다. 산 아래는 요즘 어디를 가나 꽃 사태인데 지대가 높아 고랭지인 이곳은 4월 하순인데도 아직 꽃 소식이 없다. 5월이 되어야 벼랑에 진달래가 피어날 것이다. 개울가 응달에는 아직도 얼음이 풀리지 않아 개울물은 손이 시리다. 난로에 올려놓은 물통의 더운 물로 걸레를 빨아 온 집안을 구석구석 쓸고 닦아냈다. 묵묵히 빈집을 지킨 목이 긴 나무오리에게 내가 돌아왔다고 쓰다듬어 주고 깨끗한 물수건으로 온몸을 씻겨 주었다. 생기가 도는 것 같았다. 오리만 생기가 도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도 기운이 솟아났다. 산을 떠나 있다가 다시 산으로 돌아올 때마다 느끼는 일인데, 숲을 떠나 있던 야생동물이 다시 숲으로 돌아와 생기를 되찾는 그런 느낌이다. 살아있는 생물도 그렇지만 가구와 같은 무생물도 제 놓일 자리에 놓여야 빛이 나고 생기가 돈다. 제 자리를 찾지 못하면 평생을 두고 떠돌이로 빛을 발해보지 못한 채 처지고 만다. 오두막 둘레에 내가 와서 심어놓은 자작나무와 전나무와 가문비나무들이 한 동안 안 보다 보아서 그런지 멀쑥하게 자란 것 같다. 집을 비운 사이 이 골짜기에서 사는 토끼와 노루와 고라니 등 산 짐승들은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했다. 뒤꼍에 돌아가 보아도 그들이 다녀간 흔적이 없다. 그들이 다녀가면 배설물을 남기는데 자취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두막에 와도 먹을 게 없어 내려오지 않는 모양이다. 겨울 동안 혹시 밀렵꾼들이 드나들면서 잡아가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살 때는 저 안 골짜기까지 다니면서 올무와 덫을 보는 족족 걷어내었다. 산은, 살아있는 산은 나무와 물과 바람과 바위와 메아리와 짐승들이 힘께 어울려 산다. 산에 짐승이 없으면 그건 살아있는 산이 아니다. 돈에 눈먼 못된 밀렵꾼들과 몸보신에 혈안이 된 녀석들이 공모하여 생명의 조화인 이 땅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언젠가 들은 이야기인데, 우리나라 설악산이 ‘세계 자연 유산’이 될 수 있는지 외국인 전문가를 초청하여 현장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현장조사단이 산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서 한 말은 이러했다. “풍광은 아름답지만 이 넓은 산중에 어떻게 동물이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느냐? 동물이 없는 산은 죽은 산이다.” 그래서 설악산은 ‘세계 자연 유산’으로는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런 현상이 어디 설악산만이겠는가. 우리 시대에 와서 자연의 얼굴인 산이 죽어가고 있다. 이제는 아궁이에 불이 잘 들이니 다시 옛 보금자리로 돌아가야겠다. 지난해 늦가을부터 겨울과 봄을 이 바닷가 오두막에서 신세를 졌다. 이 집은 내가 들어와 많이 손질해 놓았으니 누가와 살더라도 큰 불편은 없을 것이다. 남의 집이냐 내 집이냐를 따질 것 없이 어떤 인연에서건 일단 내가 몸담아 살게 된 집은 내가 손질하고 보살펴야 한다. 그것이 집에 대한 사람의 도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한때나마 수행자가 머물다 간 집은 세속의 가옥과는 달리 그가 떠나간 후에도 맑은 기운이 감돌아야 한다. 이직도 그런 폐습이 남아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살던 집을 내주고 이사 갈 때 문창호지를 죄다 찢어 놓고 가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그 까닭은 살던 집에 복을 두고 갈까봐서 그런다는 것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것이 도리에 맞는 행위인가. 이런 것은 복을 덜었으면 덜었지 복 받을 일은 못된다. 전에 살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지만 가져갈 것들은 배낭 하나로 제한하려고 한다. 뒤에 와서 살 사람에게 소용될 것들을 그대로 남겨 두고 싶어서다. 출가 수행자가 되기 위해 처음 집을 나올 때는 누구나 빈손으로 나온다. 살 만큼 살다가 이 세상을 하직할 때도 빈손으로 간다. 그러니 집을 떠날 때는 이 다음, 이 몸을 벗어버리고 갈 때의 상황을 미리 익혀 둘 필요가 있다. 그래야 끈질긴 그 애착과 집착의 집에서도 홀가분하게 벗어날 수 있다. 나는 요즘 신문과 방송을 전혀 가까이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살아가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정치는 없고 온갖 비리의 부정과 싸움만 지속되는 이 세상의 시끄럽고 너절한 정치집단한테 더 이상 내 속 뜰을 더럽히고 싶지 않아서다. 우리가 참으로 보고 들어야 할 것들을 가려서 보고 들어야 한다. 흙과 물과 바람과 꽃과 나무와 햇볕을 가까이 하면 시들하던 속 뜰에 맑은 기쁨이 솟는다. 다시 돌아갈 산이 있어 나는 기쁘다. 《홀로사는 즐거움 中》

 

인간은 과연 자연의중심에 있는가..?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

우주는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가?

...........................

인간도 어차피 자연의 일부에 존재할뿐이다.

자연-----눈밭 속에서..............




해마다 해마다 눈 내린 날에는 이자리에오네.

똑같은 사람들이 한무리지어 오네.

오는 사람은 세월을 안고 오네

오는사람은 나이 먹고 오네 

하지만.

산하는 변함없네. 하얀눈도 변함없이 맞이하네

이자리도  변함이없네.

작년에도 올해도.

우리는 다만 스쳐 지나갈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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