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차타면서 더 놀다 간다 전해라

단석 2016. 2. 10. 10:55

 

마실 엄나무는  수명을 다해 갔다.  하늘높이 위용을 자랑하더니..

 

 

 

 

 

 

 

하루가 가고 한주도 가고

한달이 가고 년이 가고보이 벌써 2016 구정이네.

 

이딴걸보고 세상사람들은

세월참 잘~ 간다 하더이다.

 

그년이 가고나니

이년이 오더라

병신년,

 

어릴적 아부지가 하던그대로

뒷짐지고

어슬렁 어슬렁

마실 한바꾸 돈다.

 

마이도 변해 있었다.

 

뛰놀던 그 골목길은

어깨가 부딪칠만큼 좁아져 있고,

 

한참을 가로지르던 국민핵교 운동장은

서울아파트 놀이터만큼 작아져보인다.

 

말없는 세월이 이렇게 흘러갔다.

 

강원도 산중 임도는 그자리에그대로 있고

울놀이터 남한산성 싱글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한해가 간다하니 조바심이 나는건 또 무엇이더냐.

 

보시게...

저 가는세월 누가 좀 잡아주소

그 있잖소 왜

잔차 기어변속선 있지요-

고걸로 단다히 묶어 꼼짝못하게 좀 잡아주소.

 

실대없는 말인가요.....

 

아부지도 가고 엄매도 가고

너도 가고 나도가니

억울할것 없다마는,

 

모다 가고 간다하니

세월이 무심타요.

 

억울하다고 억울하다고

갈갈이 뛰고 날뛰어도

가는세월 앞에는 별수있간디.

 

운명따라 세월따라 거러려니 하면서

벌봉앞에 쭈-욱 뻗어내린

허니비싱글이나 신나게 달리면서

순리대로 살아갑시다그려,

 

대통령도 듁고

던많은 재벌도

가는세월앞에는 맥 한번못추고 가더이다.

 

권력이 없어 못잡더냐

던이 없어 못잡더냐

 

H 회장도 가더라

S 회장도 지금병상에 눞고보이

고물잔차타고 허부적거리는 나보다 못하네.

 

너도 가고

나도 가고 모다 간다하니

억울할것 없다마는

 

지나온세월 돌아보니

아쉬움이 많아

남은세월 만큼은 원없이 살아보고 싶네.

 

넬모레 간다하면 억울해서 어이갈꼬

블로그에 차곡차곡 모아둔

저 임도 싱글 길들이나 다 타보고 가야제.

 

행여 저승사자가 날 찾거덩

잔차타면서 더 놀다 간다 전하거라.

 

원도 없이 한도 없이

살포시 이뿐 아지매랑

목숨건 사랑도 함 해보고,

 

님이랑 둘이서

동지섯달 긴긴밤을

이불속에서만 뒹굴며 오손도손 살아도 보고,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하다가 해보다가

이세상 싫증이날때,

 

잔차는 후배한데 던지고선

님의 손을잡고

알아서 사뿐히 간다고 전하거라.

 

--구정날 동네를 어슬렁거리다 파란 하늘을 쳐다보며 시부렁거리고있는 한 중년 늘건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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