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121눈내리는인사동거리

단석 2017. 1. 22. 19:21


펑펑 내리는 인사동 거리





골목 눈을 스치고 불어오는 바람은 내 목도리 속으로 자라마냥 움츠리게  자꾸 자꾸 집어넣게 한다



뒷골목을 누빈다







귀천(歸天) 천 상 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막걸리

 

                         천상병

남들은 막걸리를 술이라지만 
내게는 밥이나 마찬가지다 
막걸리를 마시면 
배가 불러지니 말이다 

막걸리는 술이 아니다 
옥수수로 만드는 막걸리는 
영양분이 많다 
그러니 어찌 술이랴 

나는 막걸리를 조금씩만 
마시니 취한다는 걸 모른다
그저 배만 든든하고 
기분만 좋은 것이다



 

 

 살아있는 시인이면서 '유고시집(遺稿詩集)'을 냈던 사람 천상병 시인 .

 



 예술인들이나 문인(文人)들을 대거 체포하여, 고문으로  여러 사람 병신으로 만들어   버리는  "동백림 사건"
그 사건에 천상병 시인도 연루되어 갖은 고초를 당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그의 모습은 고문 당시 얻은 휴유증으로 인해

몸도 마음도 심한 질병을 얻었다.

서울대 상대 동문이자 친구였던 강빈구(姜濱口)라는 사람과 친하게 어울렸는데,

강빈구로부터도 막걸리값으로 5백원 또는 1천원씩 받아 썼다.   건데 중앙정보부에선  그 친구가 간첩이라는거지 동독을 잠시 다녀왔었는데..


고문 이후로 몸은 만진창이가 되버린 천상병은  거지생활을하며 떠돌다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한동안  종적을 감춘 그는 나타나지 않자,   주변사람들은  천상병이가 죽었다고 소문이 나고  결국엔 죽은걸로 결론짓고


 가까운 시인분들이 "요절시인" 천상병의 유고시집을 묶어주기 위해   이리저리 전갈을 넣어 작품을 모아서 유고집을 낸다.

 


그러나 천상병은 죽지않고 살아 있었다 
거리에서 쓰러져 있었고 그 것을 사람들은  '서울시립정신병원'에 수용시켜 버렸던 것이다. 

얼마 뒤에 천상병, 다시 친구들 앞에 나타나게 되었으니  살아잇는사람이 유고집을 내게 되었던것이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소풍끝내고  ....


 

천상병 시인이 떠나고 부인 문순옥 여사가  찻집을 운영하다가  여사마져  천상병 시인을 따라 떠난후   이젠 그 조카되는사람이

귀천을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덴다. 시인은 갔어도  그 시는 영원히 울들 가슴에  또는 이거리에 남으리라









오랜 날만에 인사동 거리를 어슬렁거리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하얀눈송이가 펄펄 쏱아지는날에

삼삼 오오   짝들이 즐비한곳에

초로의 한 늘건이가 홀로 기웃기웃 거리며 어슬렁 거린다.


담장 기와 위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눈을 보며

초로는 상념에 잠기는데

머언 고향으로 그리고 머언 지난 시간속으로의 여행을.


가끔은 내같이  맴이 허공을 떠 돌때면

아무것도 가지지말고

아무것도 채우지말고 빈몸으로

삐까뻔쩍 옷말고 허럼한옷하나걸치고

무거운 맘을 둘곳이 마땅찮으면

여기 인사동 뒷골목을 혼자서 헤메이라.

장담컨데 머언 예추억의 그림자 하나쯤은


건질수도 있다는 희망 같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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